달러로 바꿔서 갈까, 원화 그대로 갈까: 이중 환전의 손익 계산
글 수정일: 2026-09-16
최고 환율 USD · 방콕: 33.24 — Superrich Thailand — Headquarter Rajdamri 1 · 9월 20일 08:58 → 상세
태국 여행 준비에서 가장 오래된 논쟁입니다. “달러로 바꿔서 가라”는 말과 “요즘은 원화도 잘 쳐준다”는 말이 동시에 돌아다닙니다. 둘 다 조건부로 맞습니다. 조건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구조부터
두 경로의 차이는 스프레드를 몇 번 부담하느냐입니다.
경로 A — 원화를 그대로 들고 가기 한국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태국에서 원화 → 바트 한 번. 스프레드 1회.
경로 B — 한국에서 달러로 바꿔 가기 한국에서 원화 → 달러, 태국에서 달러 → 바트. 스프레드 2회.
직관적으로는 A가 이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각각의 스프레드 폭이 다르기 때문에 결론이 뒤집힐 수 있습니다.
왜 B가 이길 수 있는가
태국 환전소 입장에서 미국 달러는 하루에도 수없이 들어오고 나가는 주력 상품입니다. 방콕 경쟁 구역에서는 매입·매도 간격이 0.2~0.5% 수준까지 좁혀집니다.
원화는 다릅니다. 한국인 관광객은 많지만 태국에서 원화를 다시 쓸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매장은 받은 원화를 은행이나 도매업자에게 되팔아야 하고, 그 과정에 비용과 시간이 듭니다. 그래서 원화 스프레드는 달러보다 구조적으로 넓습니다. 매장에 따라, 도시에 따라 그 폭이 크게 벌어집니다.
즉 A는 “한 번이지만 두꺼운” 스프레드, B는 “두 번이지만 각각 얇은” 스프레드입니다.
한국 쪽 조건이 결정합니다
B의 첫 번째 단계, 즉 한국에서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비용이 얼마나 얇으냐가 승부를 가릅니다.
주거래 은행 모바일 환전 우대 — 앱에서 미리 신청하고 지점이나 공항에서 수령하는 방식입니다. 우대율이 높게 적용되면 이 단계 비용이 아주 얇아집니다. 이 경우 B가 유리해지는 구간이 분명히 생깁니다.
명동·남대문 사설 환전상 — 현금 달러를 취급하는 업소들이 모여 있고, 은행 창구 고시환율보다 나은 조건이 나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여러 곳이 붙어 있어 비교가 가능하다는 점이 태국 쁘라뚜남과 같은 원리입니다. 다만 영업시간과 현금 보유 상황에 따라 그날 조건이 달라지므로, 큰 금액이라면 미리 문의하고 가시는 편이 좋습니다.
우대 없이 은행 창구에서 그냥 바꾸기 — 이 경우 B의 첫 단계 비용이 두꺼워집니다. 그러면 굳이 두 번 바꿀 이유가 없어지고, 원화를 그대로 들고 가는 A가 대체로 낫습니다.
어느 도시로 가느냐가 두 번째 변수
같은 원화라도 어디서 바꾸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 방콕(쁘라뚜남·실롬) — 원화를 취급하는 매장이 많고 경쟁이 있습니다. A의 약점이 가장 작아지는 곳입니다.
- 파타야 — 매장 수가 많아 선택지가 있습니다. 원화 취급 매장도 확보됩니다.
- 푸켓·치앙마이 — 원화 취급 매장이 눈에 띄게 줄고 스프레드가 넓어집니다. B의 상대적 이점이 커집니다.
- 후아힌·소도시·국경 마을 — 원화를 아예 안 받는 곳이 많습니다. 이런 일정이라면 달러를 준비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정리하면 방콕·파타야 중심 일정이면 A도 충분하고, 푸켓·치앙마이·소도시가 섞이면 B 쪽으로 기울어집니다.
실제로 어떻게 하면 되나
과도하게 계산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여행에서 이 선택의 차이는 전체 환전액의 1% 안팎입니다. 100만원이면 1만원 정도입니다.
그보다 훨씬 큰 변수가 따로 있습니다.
태국에서 어느 매장을 고르느냐입니다. 같은 날 방콕 시내에서도 매장 간 13% 차이가 납니다. 공항 도착층에서 전액을 바꾸면 시내보다 24% 잃습니다. 달러냐 원화냐로 1%를 다투다가 공항에서 3%를 잃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순서를 이렇게 잡으세요.
- 공항에서는 교통비만 바꾼다
- 시내에서, 그날 순위가 높은 매장으로 간다
- 그 다음에 달러냐 원화냐를 고민한다
달러를 가져간다면
- 100달러권으로 준비하세요. 소액권은 태국에서 별도의 낮은 환율이 붙습니다.
- 신권으로 요청하세요. 2006년 이전 인쇄 구권은 동남아 전역에서 거절되는 일이 많고, 찢김·낙서·테이프 자국도 문제가 됩니다.
- 전액을 달러로 바꾸지 말고 일부는 원화로 남겨 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태국에서 원화 조건이 예상보다 좋을 수도 있고, 남은 돈을 한국에서 다시 안 바꿔도 됩니다.
원화를 가져간다면
- 5만원권으로 맞추세요. 권종별 환율이 따로 있고 소액권은 1~2% 불리합니다.
- 출발 전에 목적지 도시에서 원화를 취급하는 매장을 확인하세요. 매장 목록에서 통화를 KRW로 좁히면 됩니다.
- 방콕을 경유해 지방으로 간다면, 원화는 방콕에서 정리하고 내려가세요.
한 가지 더: 전액을 현금으로 들고 가지 마세요
달러든 원화든 전부 현금으로 들고 다니는 것은 위험 관리 측면에서 좋지 않습니다. 현금은 여행 예산의 일부만, 나머지는 카드와 선불카드로 나누는 편이 안전합니다. 선불 트래블카드의 태국 사용 조건은 트래블월렛·트래블로그, 태국에서 어디까지 되나에 정리했습니다.